토요일 오후 1시, 1호 손을 잡고 고척스카이돔 입구를 지났다. 박병호 은퇴식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 어렵게 구한 표였다. (무려 3루쪽) 그런데 라인업이 발표되고 보니, 같은 경기에 신인 박준현의 데뷔 첫 선발 등판이 잡혀 있었다. 한 시대의 끝과 시작이 같은 날 같은 마운드 위에 겹쳤다.

 

고척돔 3루 3층 309구역 전경

한 시대의 마무리, 박병호의 마지막 장면

은퇴식 타이틀은 '승리, 영웅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2005년 LG에서 데뷔해 넥센·키움·KT·삼성을 거쳐 다시 키움으로 돌아왔다. 통산 17시즌, 1,768경기, 타율 0.272, 홈런 418개, 타점 1,244개. KBO 역대 최다 6차례 홈런왕에, 2014~2015년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친 유일한 타자였다.

 

특별 엔트리에 4번 타자 1루수로 등록됐다가 경기 시작 직후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시구는 박병호의 아들이 맡았다. "제게 히어로즈란, 박병호에게 야구란이라는 질문과 같다"는 은퇴사를 들으며 1호 옆에 앉아 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뭉클했다.

 출처: ‘국민 거포’ 박병호 은퇴식…“내게 야구란? 히어로즈!”

 

은퇴식에 아들과 함께 시구와 시타를 하는 모습을 보니 아들과 같이 있어서 그런지 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1호에게 건넨 한마디

은퇴식을 보면서, 1호가 핫도그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슬쩍 말했다.

"너도 나중에 꼭 저런 멋진 사람이 되어보자."

1호는 핫도그를 입에 문 채 알겠다고 했다. 본인도 뭔가 은퇴식에 서있는 박병호가 멋있어 보였던거 같다. 한 분야에서 저런 멋진 대우를 받으면서 마무리를 하기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박병호의 기록들이 보이자 1호도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박병호 은퇴식을 위한 전광판 모습

같은 마운드, 시작을 알린 박준현

은퇴식이 끝나고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박준현이었다. 2026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북일고 출신, 계약금 7억의 대형 신인이다.

1호는 박준현이라는 이름을 잘 몰랐다. 1군 첫 선발이니 당연하다.

5이닝 4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패스트볼 최고 159km/h. 

KBO 역대 35번째 데뷔전 선발승, 13번째 고졸 신인 선발승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데뷔전이라는 부담을 생각하면 의젓한 출발이었다.

박준현의 피칭 모습

 

야구장이 가르쳐 준 세대 교체

경기는 키움이 2-0으로 이겼다. 삼성은 7연패. 박병호의 은퇴식에서 박준현이 호투를 해줬다.

떠나는 사람이 있다면 새로운 사람이 있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순리라고 생각한다. 부디 박병호가 이제 코치로써 키움의 선수들을 좀 더 탄탄하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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